2025년 여름 간 소식 모음
- 종관 박
- 10월 21일
- 1분 분량
대선이 치뤄진 지난 6월 이래로 많은 행사와 이슈가 있었습니다. 풍성한 학술 토론의 장이 마련되기도 했고 정치권에서 여러 움직임이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거리와 극장에서 들려온 소식도 놓칠 수 없지요.
원문 작성: 미겔
원문 검토: 희중
번역: 미겔(스페인어), 지니(영어), 가리(일본어), 미겔(카탈루냐어)
번역 검토: 희중(스페인어), Juyeon(영어)
웹·SNS 게시: 에스텔
카드뉴스 디자인: 가리
*이 글은 2025년 9월 23일에 작성되었습니다. 글에 포함된 내용이 게시 시점의 사실과 다를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성소수자/퀴어연구학회 학술대회
지난 7월 11일에는 지난 6년 간 활동을 이어온 성소수자 대학원생/신진연구자 네트워크가 정식 학회로 출범해 한국성소수자/퀴어연구학회 학술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했습니다. 이 학회는 국내 성소수자·퀴어 연구 현황을 점검하고 성소수자·퀴어 관련 법제도·정치·문화·심리·건강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학회 개최 전 장소 대관 취소를 요구하는 혐오 세력의 전화 세례를 받기도 했지만,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는 학술의 장으로서 성황리에 행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국 성소수자 연구 아카이브 또한 완성이 되어 자료 신청을 통해 아카이브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아카이브 페이지, 한국어). 한국 퀴어 운동은 퀴어 학술활동과 거리가 멀지 않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기회였습니다.

● 한국의 성소수자·퀴어 연구의 동향을 살필 수 있는 또 다른 행사인 성소수자 인권포럼에 관한 LGBT News Korea의 글 읽어보기: 연구부터 운동까지, 성소수자 인권포럼
성평등가족부 장관
정치권에서 전할 소식은 크게 3가지입니다. 먼저 성평등가족부에 관한 소식입니다. 지난 6월 임기를 시작한 이재명 대통령은 내각 인선을 진행하면서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강선우 국회의원을 지목했습니다. 성평등가족부는 여성, 청소년, 가족 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이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성평등가족부의 전신인) ‘여성가족부 폐지’를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된 만큼, 그동안 인권과 성평등의 제도화라는 부처의 기능이 크게 후퇴했습니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 등 인권과 성평등에 비전을 가진 인물의 등용을 기대하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강선우 후보자는 차별금지법과 비동의강간죄 추진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현재 찬반 의견이 나누어진 갈등 요소가 많은 사항으로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표명했는데, 일견 중립적인 태도로 보이지만, 그동안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차일피일 미뤄온 정치권의 핑계가 반복될 뿐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여성계 등 시민사회가 요구해 온 비동의강간죄 도입, 포괄적 성교육 실시, 생활동반자법 제정에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인권단체의 비판을 받은 강 후보자는 소위 ‘갑질 의혹’ 등 여러 정치적, 개인적 이유가 맞물려 후보자에서 자진 사퇴했습니다.
이후 지명된 원민경 후보자는 정반대의 전향성을 보였습니다. 원민경 당시 후보자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비동의간음죄 도입, 성매매여성 비범죄화, 임신중지 약물 도입 등 핵심 의제에 대해 추진 의사를 명확히 밝혔습니다. 특히 지난 2019년 헌법재판소가 임신중절을 처벌할 수 있는 낙태죄를 위헌으로 판결한 지 6년이나 지난 현재까지도 정부나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미루는 현실에서, 임신중지 약물 도입은 매우 유의미한 정책입니다. “성평등 옹호자와 젠더 불평등 피해자들의 다리가 되겠다”라는 포부를 밝힌 원 당시 후보자는 지난 9월 10일 정식으로 장관에 임명되어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 반성소수자, 반인권 정책을 펼친 윤석열 정부와 그를 향한 소수자 연대에 관한 LGBT News Korea의 글 읽어보기: 농민과 성소수자, 탄핵 정국이 쏘아올린 기묘한 조합

차별금지법과 생활동반자법
국회에서는 성소수자 공동체가 염원해온 법률 제정을 다시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지난 6월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승계한 진보당 손솔 의원은 “차별금지법이 오해와 왜곡으로 훼손되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라며 국회 내에 차별금지법 공론 위원회를 만들고 제안했습니다. 현직 국회의원 중 최연소 의원인 손솔 의원은 차별금지법의 찬성 여론이 높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강력한 반대 세력이 조직적으로 행동하는 만큼 국회가 공론장을 통해 차별금지법의 찬성 여론과 필요성을 제도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 차별금지법이란? 한국 사회의 차별금지법 제정 시도와 좌절에 관한 LGBT News Korea의 글 읽어보기: 이재명 정부에서도 차별금지법은 ‘나중에’
한편,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생활동반자법을 발의했습니다. 이 법안은 혈연과 결혼으로 이어지지 않은 관계에도 혼인에 준하는 권한과 의무를 부여하는 법안입니다. 용 의원은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법적 가족이 아닌 친구, 연인, 동료 등의 동반자와 함께 사는 시민이 120만 명을 돌파했다. 전통적인 가족 개념을 확장하는 것은 이제 가족정책에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법안 추진의 취지를 밝혔습니다.

여러 지역의 퀴어문화축제
그동안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퀴어문화축제가 개최되었습니다. 6월 7일에는 대전에서, 6월 14일에는 서울, 8월 30일에는 춘천, 9월 6일에는 인천, 9월 20일에는 대구에서 축제가 열렸습니다. 윤석열 탄핵 이후 열린 대규모 시민 축제인 만큼, 많은 참가자들이 거리로 나와 그동안 묵혀두었던 답답한 감정을 쏟아냈습니다.
대전퀴어문화축제에서는 올해도 빈들교회가 내건 무지개 깃발과 트랜스젠더 깃발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이 사회연결망 서비스에 올린 후기에 따르면, 빈들교회는 축제의 첫 해부터 행진 경로에 있는 교회 건물 밖에 무지개 깃발을 내걸었다고 합니다. 개신교에 의한 성소수자 혐오가 만연한 현실 속에서 이러한 환대는 많은 참가자들에게 기억되었습니다.
한편 다른 지역에서는 여전히 지자체의 비협조 속에서 축제가 열렸습니다. 춘천시는 축제장으로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축제장 입구를 잠갔고, 인천에서는 정상적인 집회 신고가 이뤄졌음에도 시청에서 광장 사용을 불수리하고 무대를 펜스로 막았습니다. 대구에서도 경찰이 기존에 사용하던 축제 장소의 사용을 제한하면서 새로운 장소를 찾아나서야 했습니다.
이미지 : 대전 빈들교회가 건물 밖에 무지개 깃발과 트랜스젠더 깃발을 내건 모습.
동영상 : 대구 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깃발을 흔들며 행진하는 모습.
영화 『3670』
9월 3일에 개봉한 영화 『3670』은 탈북자 게이 청년 ‘철준’이 남한의 게이 커뮤니티에 발을 들이게 되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영화 제목인 『3670』은 ‘종로 3가 6번 출구 7시에 모이자’라는 의미로, 박준호 감독은 “커뮤니티가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며 게이 공동체의 중심지인 서울 종로 3가를 배경으로 탈북민과 성소수자라는 소수자 정체성을 가진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냈습니다. 게이 공동체의 진솔한 내면을 그려내 관객으로부터 많은 공감을 사고 있습니다.

원문 작성: 미겔
원문 검토: 희중
번역: 미겔(스페인어), 지니(영어), 가리(일본어), 미겔(카탈루냐어)
번역 검토: 희중(스페인어), Juyeon(영어)
웹·SNS 게시: 에스텔
카드뉴스 디자인: 가리
참고자료 (한국어 자료)
1. https://www.news1.kr/society/education/5841993
2. 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777
3. 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1219111.html
4.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64327?sid=102
5.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765552?sid=102
6. https://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0293
7. https://www.google.com/am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Amp.html%3fidxno=265295
8. https://www.google.com/amp/s/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Amp.html%3fidxno=307634
9.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212127015
10.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021736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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