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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성소수자 국회의원이 탄생할 수 있을까?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은 민주당의 위성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국회의원 후보로 선출되었으나, 컷오프되었다. 그의 ‘성소수자’ 정체성이 주요 이슈로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원문 작성: 레이

  • 원문 검토: 미겔, 에스텔

  • 번역: 미겔(스페인어), Juyeon(영어), 우산(인도네시아어), 보꾸(일본어), 미겔(카탈루냐어), 미아(프랑스어)

  • 번역 검토: 희중(스페인어), 지니(영어)

  • 웹·SNS 게시: 미겔

  • 카드뉴스 디자인: 가리


대한민국에서는 한 번도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한 국회의원이 탄생한 적은 없습니다. 곧 치뤄질 국회의원 총선거(4월 10일 총선)는 대통령 임기 중간에 이뤄지는 선거이기에 여야의 경쟁이 더욱 더 치열합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중도 좌파 성향의 정당)은 시민사회와 연합하여 더불어민주연합이라는 정당을 만들어 비례대표 후보를 내기로 하였습니다. 시민사회연합은 대국민오디션 등의 과정으로 추천하는 4명의 인물 중,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을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로 추천하였습니다. 임태훈 전 소장은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한 성소수자이기에 최초로 공개적으로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국회의원이 탄생하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13일 더불어민주연합은 임태훈 전 소장을 ‘병역 기피’를 사유로 ‘후보 부적격’판단, 임 전 소장을 컷오프하였습니다. 컷오프를 한 배경에 성소수자의 정체성이 작용했던 것은 아닌지하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군인권센터와 임태훈 전 소장

대한민국은 징병제 국가이기에, 모든 남성들은 원칙적으로 군대에 징병됩니다. 군 내에서 부조리는 대한민국의 심각한 문제이고 군인권센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9년 창립된 민간 인권 단체입니다. 기존에 성소수자 운동을 하던 임태훈 전 소장은 동성 간의 성행위를 처벌하도록 하는 군형법 92조 6항과 동성애를 정신질환으로 분류하는 질병검사에 반대하여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였고, 이로 인해 징역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후, 군인권센터의 초대 대표로서 군대 내부의 많은 부조리들을 지난 10여년간 고발하였습니다.


군인권센터는 군대 내의 성소수자 문제와 관련해서도 목소리를 내었는데, 특히, 2017년 군 내부 동성애자 군인 색출 사건과 2020년 변희수 하사의 강제전역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2017년 군 내부 동성애자 군인 색출 사건은 군 간부의 지시로 게이 데이팅 앱 등을 통해 현역병들 중 게이 장병을 추려내고 게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 군형법 제 92조 6항으로 처벌하려고 시도한 사건이며, 군인권센터는 그 과정에서 각종 비인권적 행위가 있었다고 고발했습니다. 진술을 확보한다면서 성관계시 성향이나 체위, 콘돔 사용 여부, 첫 경험 시기 등 수사 내용과 관계 없는 진술도 강요했다며, 비협조적인 사람에게는 부대 내에서 아웃팅이 될 수도 있다며 협박한 사실을 밝혔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이후,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기소된 군인의 무죄혐의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내기도 하였습니다.


“공개 오디션에 참여할 12명의 후보를 공개했을 때부터 민주당 내부에서 임태훈 전 소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병역 문제보다도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지역구에서 목사들의 압박이 극심하다는 얘기도 들었다.”

2020년에는 변희수 하사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 정정을 한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강제 전역을 당한 사실을 변희수 하사와 함께 고발하였고, 전역 처분한 군의 조치는 부당하다는 판결을 이끌어내었습니다2. 현재는 재판 과정 중 자살로 생을 마감한 변희수 하사 3주기를 맞아 트랜스젠더를 위한 ‘변희수재단’을 설립 준비 중입니다. 이 외에도 군인권센터는 여군의 성폭력 피해를 포함한 다양한 군대 내 부조리 고발 및 피해자 보호, 구제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기자회견하고 있는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 임 전 소장 검은 정장에 짙은 보라색 넥타이, 노란 리본 배지. 배경엔 군인권센터의 로고인 일등병 계급장을 단 방탄모를 착용한 군인 캐리커처. (출처: 한겨레)
기자회견하고 있는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 임 전 소장 검은 정장에 짙은 보라색 넥타이, 노란 리본 배지. 배경엔 군인권센터의 로고인 일등병 계급장을 단 방탄모를 착용한 군인 캐리커처. (출처: 한겨레)

임태훈 전 소장 컷오프 사유, ‘병역기피’ 아니라 성소수자?

임태훈 전 소장은 오는 4・10 총선에 시민사회 몫으로 배분된 후보 중에 한명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경력 등을 포함해 임태훈 전 소장은 국민들에게 인지도가 높았을 뿐만 아니라, 군 인권 증진을 위해 활동해 온 궤적을 인정받아 폭넓은 지지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실제 공개 오디션 결과 임 전 소장의 점수는 남성 후보 6명 중 2등이었고, 대국민 문자 투표에서는 전체 후보 12명 중 가장 많은 표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더불어민주연합이 ‘병역 기피’를 이유로 임태훈 전 소장을 컷오프한 데에는 미심쩍은 점이 있습니다. 임태훈 전 소장의 사례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해당하는데, 임 전 소장은 이미 사면을 받았을 뿐더러 헌법재판소는 문재인 정권기인 2018년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위 공직자의 불합리한 ‘병역 면탈’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도 차이점입니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에서는 민주당이 임태훈 전 소장의 ‘성 정체성’을 문제 삼는 것이라고 의심합니다. 실제로 시민사회 몫 후보 선출을 맡았던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 심사위원장 김상근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는 “공개 오디션에 참여할 12명의 후보를 공개했을 때부터 민주당 내부에서 임태훈 전 소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병역 문제보다도 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지역구에서 목사들의 압박이 극심하다는 얘기도 들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제1야당인 진보를 표방하는 민주당이 ‘성소수자’ 이슈에 소극적인 것은 하루이틀 일은 아닙니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도 민주당은 녹색당 등과 함께 비례 연합 정당을 추진했지만, 녹색당이 성소수자인 고 김기홍 씨를 후보로 공천하자 난색을 보였고, 선거 연합은 결국 결렬되었습니다. 당시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념 문제라든지 성소수자 문제라든지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정당과의 연합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성소수자를 ‘불필요한 논쟁’이라고 발언해 지탄을 받았습니다.


임태훈 소장을 포함한 시민사회 추천 비례대표 후보를 선출하는 권한을 가진 더불어민주연합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는 “임 전 소장에 대한 부적격 판단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상임위원 10명 전원이 직위를 내려놓겠다"며,  “더불어민주연합이 임 후보를 부적격 판단한 이유가 ‘병역기피’라고 했는데 이는 인권을 내치고 차별을 용인하는 꼴”이라 밝혔습니다. 임태훈 소장은 본인의 SNS를 통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이유로 정당한 기회를 박탈당하는 사람은 제가 마지막이길 바랍니다. 역사가 발전해 온 길을 따라 오늘 우리가 마주했던 답답한 현실도 결국엔 진보할 것입니다.”라며 후보 탈락에 따른 입장을 밝혔습니다.





 
  • 원문 작성: 레이

  • 원문 검토: 미겔, 에스텔

  • 번역: 미겔(스페인어), Juyeon(영어), 우산(인도네시아어), 보꾸(일본어), 미겔(카탈루냐어), 미아(프랑스어)

  • 번역 검토: 희중(스페인어), 지니(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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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한국어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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