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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성소수자와 제21대 대통령선거

  • lgbtnewskorea
  • 7月8日
  • 讀畢需時 4 分鐘

탄핵 이후의 한국은 달라야 하기에, 진보정치!

  • 원문 작성: 권태

  • 원문 검토: 미겔, 에스텔

  • 번역: 미겔(스페인어), 지니(영어), 우산(인도네시아어), 보꾸(일본어), Van(중국어), 미겔(카탈루냐어)

  • 번역 검토: 희중(스페인어), Juyeon(영어)

  • 웹·SNS 게시: 에스텔

  • 카드뉴스 디자인: 가리


2024년 12월 3일 밤 대통령이었던 윤석열은 갑작스럽게 계엄령을 내렸고, 시민들이 국회를 봉쇄하는 군대에 맞서 국회를 지킨 결과 국회는 무사히 계엄령을 해제하였습니다. 올해 4월 윤석열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되기까지 시민사회는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을 조직해 대규모 집회와 각종 대응에 힘썼습니다. 윤석열의 퇴진뿐 아니라 윤석열이라는 인물을 대통령으로 만든 체제까지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자 결집한 광장에서는 여성과 성소수자, 청소년, 장애인, 이주민 등 다양한 소수자들의 활발한 참여가 있었습니다. 성소수자 인권 단체들은 ‘윤석열 퇴진 성소수자 공동행동’을 발족했고, 퇴진 광장에서 ‘무지개 존’을 만들며 내란을 야기하고 옹호한 체제가 성소수자 탄압을 이용하며 성장했음을 지적하고, 혐오와 배제가 아닌 정치를 만드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활발히 활동했습니다. 각종 시민단체의 연합으로 출범한 집회 주최측 역시 ‘평등한 집회를 위한 모두의 약속을 집회에서 소개하고 참여자들 사이에서도 이를 준수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는 등, 여성혐오와 청소년혐오가 문제되었던 2016년~2017년 박근혜 탄핵광장과는 다른 실천이 이어졌습니다.


(대체텍스트 시작. 비상행동의 평등수칙. 어두운 배경에 형광초록색으로, ‘우리 모두의 광장입니다’ 라는 문구가 상단에 쓰여 있다. 옆에는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하는 두 손 모양의 이모티콘. 모든 참여자들이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청소년, 이주민 등 사회적 소수자와 비인간동물을 차별하거나 대상화하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과 자신의 발언의 무게와 영향력을 인식하고 주의를 해야한다는 내용, 수어통역과 휠체어존 등의 안내가 쓰여 있다. 우측에는 문제가 발생할 시 주변에서 함께 대처하며 주최 측에 문제를 알려야 한다는 내용과 성추행,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내용이 쓰여 있다.) (출처: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대체텍스트 시작. 비상행동의 평등수칙. 어두운 배경에 형광초록색으로, ‘우리 모두의 광장입니다’ 라는 문구가 상단에 쓰여 있다. 옆에는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하는 두 손 모양의 이모티콘. 모든 참여자들이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청소년, 이주민 등 사회적 소수자와 비인간동물을 차별하거나 대상화하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과 자신의 발언의 무게와 영향력을 인식하고 주의를 해야한다는 내용, 수어통역과 휠체어존 등의 안내가 쓰여 있다. 우측에는 문제가 발생할 시 주변에서 함께 대처하며 주최 측에 문제를 알려야 한다는 내용과 성추행,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내용이 쓰여 있다.) (출처: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https://x.com/yoonoutaction/status/1890963255079645690)

이번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는 원내 최대 의석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소속이었던 국민의힘의 김문수 후보, 개혁신당의 이준석 후보와 민주노동당의 권영국 후보가 주된 후보로 활동했습니다. 소년공 출신이자 검정고시로 학력을 얻고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던 이재명 후보는 한국의 국립대학인 서울대학교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소수자 활동가에게 ‘다 했죠?’라 반문하고, 더불어민주당의 대표로써 반도체 산업 노동자를 주52시간 노동 제한에서 제외함으로써 경쟁력을 향상해야한다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유명한 노동운동가였으나 현재는 적극적으로 노동조합 탄압에 앞서고 있으며, 이준석 후보는 건강보험의 본인 부담률을 급격히 인상하고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습니다(후보자들의 성소수자 의제 관련 태도는 글의 뒷부분에서 더 이어집니다).


어느 때보다도 성소수자들의 활발한 참여가 연대의 확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탄핵 광장이지만, 탄핵으로 인한 대통령 선거에서 성소수자의 목소리를 찾아보기는 힘들었습니다. 원내 최대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력 대통령 당선 후보였던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을 묻는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의 질문에, ‘급한 것은 민생’이라 답하며 성소수자 인권의 문제와 시민의 문제를 구분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계엄 다음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활동가들이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진행된 비상시국대회에 참여하여 장애인권리예산을 거부하고 탈시설을 억압한 윤석열을 탄핵할 필요성을 장애인 인권운동의 맥락에서 주장하던 상황에서, 전장연의 활동가 박경석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며 윤석열 탄핵이라는 ‘대의’와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구분하는 언행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 앞에 박경석 씨가 뭐 할 말 많다고 계속 저한테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는데 박경석 선생님 뭐 이런 행사 하는데 와가지고 그렇게 하면 그게 호소력이 있겠어요? 더 미움만 받지. 내가 마이크를 드릴 테니까 이 마이크로 할 이야기를 하고 그 다음에 조용히 하세요. 장애인 차별 철폐 운동을 열심히 하시는 분인데 오죽하면 이러고 계시겠습니까? 발언할 기회를 드리고 그다음에는 좀 조용한 환경에서 이어가겠습니다.”


다른 대통령 후보들 역시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 적대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대표적인 기독교계 혐오세력 전광훈 목사를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목사’라고 비호하던 윤석열과 같은 정당에 소속된 김문수 후보는 ‘성소수자에게 취업 특혜를 줘서는 안 된다’며 차별금지법이 성소수자에게 취업상의 특수한 혜택을 주는 법인 것처럼 호도했고, ‘젊은 보수’를 자칭하며 대표적인 안티페미니즘적 행보를 이어가는 이준석 후보는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민주노동당의 권영국 후보에게 차별금지법이 전과자에 관한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지를 질문하며 차별금지법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답습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앨라이’(ally)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통령 후보가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의 권영국 후보입니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대선을 위하여 정의당과 노동당,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과 각종 시민사회 단체들에 더해 추후 합류한 녹색당도 함께하는 정당입니다. 권영국 후보는 원래 정의당의 당대표를 맡고 있었으나, 정의당은 시민사회와 함께 진보 정치 세력의 확장을 도모하며 2000년대 창당되었던 진보정당의 이름인 ‘민주노동당’으로 이름을 바꾸어 이번 대통령 선거에 참여했습니다. 민주노동당이 대선후보로 선출한 권영국 후보는 ‘거리의 변호사’로서 다양한 소수자들과 함께해왔습니다. 그는 지속적으로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하는 SPC 그룹(한국의 대표적인 빵집 체인점인 ‘파리바게뜨’가 속해있다)의 노동조합 탄압과 산업재해 문제에 대응하고, 지하철역의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실습생이 안전관리의 미비로 사망한 사건에 대응하며,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설립에 함께하는 등 노동의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해왔습니다. 또한, 그는 세월호 참사 등 대한민국의 각종 사회적 참사의 법률적 대응을 주도했습니다. 투쟁하는 변호사, 권영국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의 연대체인 ‘무지개행동’과 정책협약식을 맺으며, 대한민국의 성소수자 혐오 문제를 지적하며 민주주의를 지킨 성소수자를 민주주의가 지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의 연대체인 무지개행동은 ‘제21대 대통령선거 성소수자 정책 요구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요구안에는 성소수자 국정과제 마련부터 차별금지법 제정, 혼인평등(한국은 현재 동성혼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실현, 트랜스젠더의 성별 자기결정권 보장 등 한국 사회 성소수자들의 생존과 관련한  21개 요구가 담겨있습니다.


(대체텍스트 시작. 가운데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 ‘제21대 대통령선거 정책협약’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좌우로 무지개깃발을 든 무지개행동 관계자들. 배경 ‘민주노동당-무지개행동 제21대 대통령선거 정책협약식’ 현수막.) (출처: 한겨레)
(대체텍스트 시작. 가운데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 ‘제21대 대통령선거 정책협약’이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좌우로 무지개깃발을 든 무지개행동 관계자들. 배경 ‘민주노동당-무지개행동 제21대 대통령선거 정책협약식’ 현수막.) (출처: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politics/election/1197947.html)

한편, 6월 3일 치러진 한국의 이번 대통령 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무지개행동은 대통령 선거 기간동안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이 어떤 성소수자 정책도 내지 않고 성소수자 인권단체의 요구안에도 응답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민주주의의 회복과 사회대개혁’의 실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대선 기간에도 끊임없이 발생한 산업재해 사망과 고공에서 농성중인 노동자들의 문제를 상기시키고, 광장에서 가장 많이 호명된 차별금지법과 성평등, 성소수자 인권 문제의 보장을 촉구하며 이번 선거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권영국 후보는 0.98%를 득표하는 데에 그쳤으나, 선거가 끝난 오후 8시부터 당일 자정까지 13억원을 넘는 후원금이 들어왔고, 탄핵 시기 활발한 정치참여를 보인 20대 이하 여성 투표자의 5.9%의 표를 얻었습니다. 한국 시민사회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 원문 작성: 권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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